세계의 역사

줄서서 유골받는 우한 사람들… 그곳선 울음소리도 들리지 않았다/조선일보 베이징=박수찬 특파원

더 멋진친구 2020. 3. 28. 18:02
입력 2020.03.28 03:00

코로나로 숨진 사람들 모두 화장… 봉쇄 완화되자 유골 받으러 나와
中, 온라인에 뜬 글·사진 모두 삭제

중국 정부가 코로나 피해가 심했던 중부 도시 우한(武漢)을 정상화하는 준비를 하는 가운데, 전염병 기간 도중 사망한 가족의 유골을 찾기 위한 사람들로 우한 시내 장례식장에 긴 줄이 늘어섰다고 홍콩명보가 26일 보도했다. 중국 정부 통계에 따르면 우한에서는 이번 코로나로 2500여 명이 숨졌다. 하지만 방역 초기 검사를 받지 못한 채 숨진 사람도 많아 실제 사망자는 그보다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.

중국 인터넷에는 25일 오전 우한시 한커우 장례식장 입구에 수백 명이 줄을 선 사진이 올라왔다. 전신 방역복을 입은 사람도 있었다. 명보는 "코로나로 숨진 가족의 유골을 찾기 위해 아침 일찍 모인 사람들"이라고 했다.

중국 우한(武漢)에 있는 한커우(漢口) 화장장 겸 장례식장에 25일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 있다. 현지 매체는 “코로나 희생자의 유골을 찾아가려고 줄을 선 유족들”이라고 전했다.
중국 우한(武漢)에 있는 한커우(漢口) 화장장 겸 장례식장에 25일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 있다. 현지 매체는 “코로나 희생자의 유골을 찾아가려고 줄을 선 유족들”이라고 전했다. /중국 소셜미디어

중국을 비롯한 여러 국가에서는 감염 위험을 줄이기 위해 코로나 사망자를 가족과 격리해 화장(火葬)한다. 우한의 경우 방역 정책에 따라 유족도 집 밖으로 나올 수 없었고, 유골은 장례식장에 보관된 것으로 보인다.

한 네티즌은 25일 인터넷에 올린 글에서 "사람이 많은데 너무나 조용했다"고 분위기를 전했다. "울음소리도, 장송곡 가락도 들을 수 없었다. 모두가 그저 아무 말 없이 유골함을 품에 안고 나올 뿐"이라고 했다. "장례식장 내 보안이 엄격했다. 휴대폰을 꺼내 들기만 해도 (촬영할까 봐) 사람이 와서 제지했다"고도 했다.

하지만 참지 못하고 오열하는 유족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. 한 네티즌은 "장례식장을 빠져나오려는데 한 여성이 대성통곡했다. 울음소리가 울려 퍼지자 그곳에 있던 모든 사람이 고개를 돌려 멍하니 그녀를 바라봤다"고 했다.

글은 중국 소셜미디어를 통해 빠르게 퍼졌다. 한 네티즌은 "매일 발표되는 차가운 사망 통계가 아니라 이 가정, 저 가정이 무너지는 모습"이라며 "너무나 가슴 아프다"고 했다. 하지만 글과 사진은 26일 모두 삭제됐다. 중국 당국은 "밝고 긍정적인 소식을 전해야 한다"고 강조하고 있다.




출처 : http://news.chosun.com/site/data/html_dir/2020/03/28/2020032800158.html